포토 에세이
풍경 만들기..
명랑미녀
2010. 1. 20. 06:08
"그 작은 렌즈로 찍혀요?"
".....그러게요"
대포렌즈를 세워놓고
온종일 새들의 움직인을 지켜보는 사람들.
작은 렌즈를 달랑거리며
이리저리, 당겨오지 않는 풍경들에 포커스를 맟춰보는 나.
당신을 담는 일도 그랬었지요
부족함 많은내가
당신을 마음에 담아내는 일
당신을 향한 내 욕심을
거르고 걸러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일
그리하여 마침내
당신과 내가 함께 풍경이 되는 일
늘, 용량부족으로 허덕였지요
인디언써머 같은
당신을 향한 나의 때늦은 호기심이며
꽃이 되지못해 가시로 돋아난
아픈 꿈들이며
허방이 아닐거라 스스로를 납득시키며
그대에게로 내닫던 내 발길
내 마음,
저기 저 먼곳 나무 한 그루
내 시선,
저 나무 밑둥을 감싸안은 잡풀들
그리고 주위를 돌아흐르는 저 물길
그러다 때로는
그 나무를 지키던 텃새들
언제 날아든지도 모르는 저 철새들
울퉁불퉁 나무 둥치에 얺혀있는
세월의 한숨이라든가
우듬지를 타고 숨어오를는
가쁜 물방울들의 숨소리라든가
와락 안겨오지 않는 당신은
늘 내맘에 파장되어 울렁이게 하지만
톡톡 새들의 물장난에
짐짓 모른체 찰랑대는 물살의 토라짐
깜짝 놀란 새들의 날개짓에
껄껄거리는 나무의 웃음소리
작은 마음에
이미 풍경이 된 그대를 담고 돌아오는 길
우수수 멀리서 지켜보던 갈대밭에
지는 햇살조차 눈부셨지요
-2009.1월의 어느날 양수리에서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