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후만있는 수요일

그리움은 모로스 부호처럼

명랑미녀 2013. 7. 26. 23:13

 

 

 

아이가 연필로 궁전을 그린다.

아이가 연필로 미래의 도시를 그린다.

아이가 연필로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린다.

그림이 마치 이집트의 상형 문자같다.

나의 인생도 한 장의 도화지위에

깨끗하게 스케치할 수 있다면.

나의 인생도 한 장의 도화지위에

아름답게 그릴수만 있다면.

 

그리움은 모로스 부호처럼

영원히 해독할 수 없는 문자같다

가을날

쏱아지는 햇살처럼

그리움은 눈부셔 눈물나고

내가 나 아닌 다른 사람처럼

분주한 일상의 삶 가운데로

나를 밀어 넣고

나는 나를 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.

 

아이가 연필로 궁전을 그린다.

내가 물감으로 그리움을 그린다

 

그리움은 모로스 부호처럼/이 정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