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사랑으로 가득찬,
그 사랑의 곁에 가까이 가려는
열망과 기다림으로 쓰러져 부르는 노래"
<기탄잘리>-신께 바치는 노래
언젠가 뒤적여 본 문학책에 있는 귀절입니다
나의 꿈과 맞닿았던 곳
손가락 끝을 대어 잠시 눈을 감아봅니다
산다는 게, 때로는 너무 벅차고
때로는 감당하기 싫어서
어디엔가 숨어있고 싶을 때
당신의 가장 빛나고 눈부셨던,
옅은 안개로 가리워져 몽롱한 풍경 속에
잠시 쉬어가고 싶어했지요
땅의 길에 어두운 나는
당신에게 가는 길 또한 어두워
어디로 가야할지, 어떻게 가야할지
낯선 길 위에 서성이던 작은 아이였던가요
불면의 밤을 지나
모로스부호처럼 깜박이는 빛줄기를 따라
두려움없이 내닫던 길
새벽의 여명 속에 희미하게 밝아오는
당신을 만나
거침없이 펼쳐지는 풍경에 어쩔줄 몰라하면서
잠시 하얗게 비워져서
그대 속으로
작은 그림이 되어 숨어있기도 했었지요
가슴 한복판에 떠있는 비밀스런 섬을 찾아
좁게 난 길을 들어서면
어느새 그대의 향기로 가득하고
기쁨과 고독과 슬픔과 아픔과
아름다운 것은 그렇게 다양한 빛깔들을 지닌 채
찬란하게 내 안에 부서졌었지요..
싱싱한 핏줄 사이로
부채살처럼 퍼지는 빛줄기에 눈부셔하면서
마음 갈피로 쏟아지는
그대의 영혼에 나 잠시 취해서
그대 옷깃 살짝 흔들어보다가
편안한 가슴에 가만 기대보다가
그러다 겁쟁이처럼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 치다가
어느새 눈부시게 빛나던 빛도
점점 그 신비함을 감추고
아무 것도 흔들 수 없는 밋밋한 풍경 속
또다시 길을 잃어버리던 날들
함께 만들지 않으면
아무 것도 아닌 날들이기에
빛과 그림자
눈부셨던 풍경 속
아직도 투과하지 못한 빛들
아픔으로 알알이 쏟아져
형형색색의 남루를 걸쳐입고 돌아온다 하더라도
내 생의 샛길인지도 모를
길 위의 풍경
비로소 낮게 풀어지는 내 안의 길들
쉿! 이건 비밀인데요..
어디에 계실지라도 또다시 낯설어하며
나, 꿈처럼 그대에게 갈거예요.
사진/내몽골 초원에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