포토 에세이

시리도록 아름다운 늦가을..

명랑미녀 2019. 1. 20. 07:43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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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 속에 있어도
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날

아무도 밀어내는 이 없어도
스스로를 고립시켜 은둔 속으로 밀고 가는 날







망망대해에 홀로 남겨진 것처럼
외로움이 소름처럼 돋아나고

그리워해야 할 그 무엇조차 찾지 못해
부표처럼 둥둥 떠있는 날이 있습니다.






더 다가설 수도 더 멀어질 수도 없는 그대 때문에
등돌려 물에 비친 내 슬픈 눈동자만 가만 응시하던 날들

마음 속 그대 그림자 이미 짙기에
애써 나를 저어 더 맑고 깊은 곳으로 가기도 했었지요.





집착하는 일은 스스로 갇히는 일이라고
내 발께만 바라보며 서둘러 언덕을 올라보던 일도

그대를 담는 일은 눈 머는 일이라서
멀찌감치서만 그대를 바라보며 앉았던 일도





두고 온 숲 속에 두런두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
그리운 것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아렸는지

내 안에 담긴 것 아무리 닦고 닦아도
무심한 안개는 조금씩 기억의 숲을 가려버립니다.






그대를 사랑하며 걷는 길이
산보다 높고 물보다 깊은 길인 건 알지만

그대, 차라리 나를 흔들어 다시 길 위에 세워 주시어요
그 늪가...시리고도 아름다운 늦가을 숲에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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