참 많기도 하지, 마음으로 난 길..
내 생애의 저물녘에는 다 가볼 수 있을까
이쪽 끝인가 하면 저쪽이고
저쪽 끝인가 하면 또 다른 길
지상의 모든 길들
결국엔 다 만나게 된다고들하지만
꼭 가고싶고, 가야만 하는 길
휘청휘청 그 길 찾아 헤매던 시간이 있었지
언제부턴가,
뿌연 안개 숲길을 걷게 되었어
밤새 이슬 맺힌 풀잎은
낯선 길손 발목 휘감지만
강둑 옆으로 난 깊은 숲길..
오랫동안 응시했기에 이젠 두렵지 않아
슬픔은 가지 사이 햇살로 찬란하고
외로움은 가지 끝 별이되어 빛나는 곳
사각사각
인적 드물어 내 발자국 헤아리며 걷는 길
감각은 나무 새순으로 돋아나서
숲의 발신음 찾아 삐삐..삐삐..
내 작은 몸,
이젠 푸른 더듬이로 덮여버릴지도 모르겠어
지상의 모든 길들
내 푸른 몸으로 흘러들지도 모르겠어
사진/소래 생태공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