누군가가 그랬지요.
2월은
장문의 편지 끝에 써놓은 추신이라고
긴 본문에 쓰지 못한 진짜 마음을
`P.S.'라고 쓴 뒤 써놓은 추신이라네요.
그래서 2월은 세월의 본심을 담고 있노라고요
긴 겨울의 정점에서
봄을 잉태하고도 가장 가난한 모습으로
묵상하고 있는 2월은
성스럽기까지 합니다.
모든 생명의 에너지를
안으로만 다지고
정작 자신은 초라한 맨 얼굴로도 당당한 나무들은
또 얼마나 아름다운지요.
2월의 산이 막 깨어납니다.
가까이에 혹은 멀리
격랑 속에 사라졌다 나타나는 물결처럼
2월의 산이 부스스 깨어납니다.
조금만 더 있으면
소란스럽게 봄단장을 하느라 야단이겠지요
어쩌면, 침묵만이 가장 솔직하고 진솔한 언어이듯이
아무런 장식도 푸르름도 입지 않은 2월의 산 앞에서
숙연해집니다.
조용조용 오는 소리가 들리시는지요?
희망처럼 피어날 `봄'
그 화사한 단어 말입니다.
사진:덕유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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