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대와 나 꿈을 꾼다면
숲새도 일어나지 않은
이른 새벽녘
전설의 늪에서 몸 일으키는
안개의 움직임 같은 거 아닐까
채 삭지 않은 갈망들
엷게 갠 물감으로
하나 하나 칠해서
내 안에 수채화로 걸어두면
새벽길을 걷는 발자국 소리에
또로롱 이슬 떨구며
단잠 깨고 눈 비비는
어린 풀잎들의 기지개 소리
그대가 내 꿈을 꾸는지
내가 그대 꿈을 꾸는지
그대와 나 꿈을 꾼다면
구름도 곤히 잠든
이른 새벽녘
저 원시의 숲에서 부스스 깨어나는
여린 나무의 초록빛 같은 거 아닐까
적막을 어루만지며
노를 젓는 어부처럼
아름다운 풍경 속으로 들어가
날마다 서로의 꿈이고 싶은...
사진/우포 늪에서..